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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을 하며 간단한 소회

대충대충물티슈 2022. 12. 14. 18:51

이직을 하게됬다. 이직하고 어물어물하다보면 지금의 느낌이나 현재 상황등을 잊어버릴 수 있어 생각나는데로 마구 적어본다. (이미 실시간으로 잊어가고 있다 ㅋㅋ 전 회사에 대해서 좋은 기억으로 미화되어거는 중…)

직무관련
데이터 사이언스…전공으로 해왔던 분야는 아니지만 하다보면 비전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직무가 처음이거나 메인이 아닌 회사다보니 기존 다른 업무 하던 인원들이 배워서 하는데.. 참 갑갑했다. 대기업 특성인지 이 회사 고유 특성인지 몰라도 다른 일 했던 사람들을 자배치하고 교육시켜서 새로운 업무에 투입하는 방식…전문성을 빠르게 갖추고 성장하고 싶었던 나에게 잘모르는 사람 모아놓고 같이 하나씩 배워보자는 방식은 안되겠다는 생각이 컸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다른 회사에서 이직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참 재밌는게 내가 배울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들은 다들 이직하더라… 결국 남는건 이 회사에 워라밸을 누리며 오래 다닐 생각인 사람과 경력이 없는 신입들뿐…

업무를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업무의 한계도 내 생각엔 명확했다. 우리 파트는 남들이 만들어준 로직을 통합하거나 수집된 데이터의 결측치를 해결하는 업무가 메인이었다. 나같은 알고리즘장이는 학교에서 배운걸 좀 써먹으려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려운 메소드를 실무에 적용하는 일을 해야하는데 그런건 다른 팀이 해주고 우리는 입출력만 맞춰서 통합하는 일이다보니 배운걸 써먹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더라도 다른 팀에서 만든 결과물을 살짝 비트는? 정도의 단순함만이 필요했다. 결측치 즉 예상치 못한 노이즈나 이상한 입력 신호들이 리포팅되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업무…이것도 참 파트내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나의 발전에는 도움안되는 가장 무익한 업무가 아닌가 싶다. (이런 업무가 일반적으로 무익하다는게 아니라 적어도 ’나에겐‘ 도움이 안됬다.) 주먹구구식으로 땜빵 처리하는게 대부분이며 해당 데이터들은 oem에서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틀어버릴 수 있는 것들이라…진짜 하면서 현타 씨게 왔다. 이걸 내가 왜하고 있나…

결국은 사람
사람이 좋으면 그래도 회사 다닐만 하다라는 얘길 지인으로 부터 들을 적이 있다. 나도 그정도는 아니지만 사람이 그정도로 중요하다는 말일꺼다. 일단 다니던 회사는 지인 추천으로 간 회산데 그 지인이 내 윗사람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인이 과거 나랑같이 일하는 기간에 소문이 흉흉했다. 나랑 같이 들어간 동기는 중간에 관두기도 하고 암튼 그랬다. 나야 찬밥더운밥 가릴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취직하긴했는데 사람이 그렇게 바뀌진 않더라…물론 내가 색안경을 끼고 보는 걸 수도 있겠지만 어쨋든 변하진 않은거 같고 가끔씩 과거의 기억과 오버랩 될때마다 치를 떨면서 일한 거 같다.

그래도 같이 일하는 그룹내 사람들 성격은 다들 친절하고 원만했다. 나이도 비슷한 연령대다 보니 그런거 같기고 하고…그런데 너무 심심했고, 나는 오히려 예의를 갖추다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상황들이 많아 답답했다. 친절하지만 편하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 서로의 생활을 얘기하기도 조심스러워하다보니 서로 같은 공감대를 얻기도 어렵고 계속 겉도는 대화들이 많았다. 업무를 할때는 답답/개선했으면 하는 면들을 얘기하고 싶지만 얘기하는 건 실례가되는 분위기. 뭐랄까 이런비유가 맞는지 모르겠는데 일본사람들과 있으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건 나의 짧은 회사 걍험때문일 수도 있고 몇번 경험해보면 다 이럴꺼 같기도 하다.

쓰다보니 문제점만 늘어놓는 투덜이가 된거 같은데 이직을 했다는 건 지금직장에 문제나 한계가 보여 하는 거니까 이렇게 적은게 맞는거 같긴하다. 암튼 지금의 소회를 잊지 않도록 적어봤다. 언젠간 요긴하게 쓰겠지…